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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M 이슈/GPM People

네팔에서 나홀로 봉사기


이 글은 2010년 네팔 GPM CAMP를 다녀온 후, 이번 겨울 나홀로 인도 여행에 나섰다가 네팔이 그리워 
다딩 산골 마을에서 봉사에 도전한 김석영 학생의 글입니다. 





인도 사람들은 수저 대신 오른손을 사용해서 식사를 해요. 식사가 끝나면 물로 오른손을 대충 행구고 옷에 슥슥 닦아버리구요. 비누를 써서 꼼꼼히 씻는게 아니기 때문에 손에는 기름기와 음식 찌꺼기가 그대로 남아있어요. 더 심각한 것은 이와 똑같은 일이 용변을 처리할 때 사용하는 왼손에서도 벌어진다는 사실이에요. 용변에 있는 여러 가지 병균들이 왼손으로 옮겨가고, 다시 오른손을 거쳐 고스란히 입으로 들어가는 셈인거죠.

또 다른 하나는 환경오염의 문제에요. 인도 사람들은 자연의 모든 것에 신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하며 자연을 숭배하지만, 진작 자연을 지킬 줄은 몰라요. 여행을 처음 시작할 때 즈음이었죠. 기차를 타고 가다가 바나나도 까먹고, 과자도 한 봉지 사먹고, 짜이 아저씨한테 짜이도 두어잔 사먹었더니 침대칸 구석에 쓰레기가 가득 찼더랬죠. 기차 안에 달리 쓰레기통도 없어서 어찌해야하나 고민하고 있었어요. 제일 아랫칸의 아저씨가 절 보더니 쓰레기를 건네 달래요. 그러더니 창문을 열고 아무런 주저없이 밖으로 휙 던져버리는 겁니다. 그렇게 버려진 쓰레기들은 기찻길과 나란한 길을 새로 만들어요. 비단 기찻길뿐만이 아니라 어디를 가도 인도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었어요. 스스로가 건강하고, 발을 디디고 살아가는 이 대지가 건강한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을까요?




비누 나눔 재단의 발견

 아! 그리고 수업을 진행하다 떠오른 생각이 있어요. 바로 어린이 비누 나눔 재단을 만드는 거에요! 비누를 이용해서 손을 씻으면 세균성 질병의 감염을 70% 정도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용변을 볼 때 휴지 대신에 왼손을 쓰는 인도와 네팔에서는 비누가 더욱 필요할테죠. 네팔에서 비누 한 개의 가격은 100원 정도. 현지에서 빵이나 과자를 살 수 있는 돈이에요. 현지 물가를 고려했을 때에도 부담이 갈 정도의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작은 재단을 만들어서 어린 아이들에게 충분히 나누어 줄 수 있을 거에요. 어릴 때부터 비누로 손을 씻는 습관을 들이면 커서도 잊지 않겠죠?

 
라메쉬를 다시 찾아가다


 2월 20일, 출국일은 라메쉬의 수술을 집도한 의사 선생님을 만나러가는 날이었어요. 전날 병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오전 8시와 오후 5시에만 오신다고 하는거지 뭐에요. 일찍 일어나서 밥을 챙겨먹고 산투쉬랑 함께 Ishan Nursury Hospital로 향했어요. 그리고 벤치에 앉아서 의사 선생님이 시간이 나기만을 기다렸죠.

2월 20일, 출국일은 라메쉬의 수술을 집도한 의사 선생님을 만나러가는 날이었어요. 전날 병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오전 8시와 오후 5시에만 오신다고 하는거지 뭐에요. 일찍 일어나서 밥을 챙겨먹고 산투쉬랑 함께 Ishan Nursury Hospital로 향했어요. 그리고 벤치에 앉아서 의사 선생님이 시간이 나기만을 기다렸죠. 


하지만 현실로 돌아오면, 저는 전문 의학 지식을 갖춘 의사도 아니고, 라메쉬가 아프지 않도록 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들을 제공할 수 있는 재력가도 아니고 잠시 들렸다가는 생물학 전공의 학부생일 뿐이에요.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은 제한되어 있고, 결국 이게 제 벽인 것이죠. 자원 활동을 하려는 취지는 좋지만, 그에는 지식과 전문성이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어요.

어쨌거나 저는 한국으로 돌아가야해요. 여기서부턴 다른 누군가가 일을 이어받아, 라메쉬를 병원에 데려오고 SFP의 도네이션을 어떻게 쓸지 정하게 되겠죠. 여행을 마무리 짓고 집으로 돌아가는 느낌이 아니라 가야할 때가 됐으니 할 수 없이 간다는 기분이 들어요. 하지만 빈손으로 돌아가지는 않아요. 새로운 과제를 부여받았으니깐요. 다음에 제대로 활동할 수 있는,

세상에 변화를 불러올 기회가 또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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